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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심리학

로저스의 현상학적이론-2

by 샤인인포 2023. 11. 11.

로저스의 현상학적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는 두 번째 글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현상학적 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 주요 개념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현상학적 이론에서 말하는 성격의 발달 및 특징, 그리고 로저스가 강조한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현상학적 이론의 성격의 발달과 상담의 특징

현상학적 이론에서 성격발달은 대체로 자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처음 자기(self)가 형성될 때는 유기체적 평가과정에 의해서 지배됩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때, 그 경험이 인간의 선천적인 유기체적 경향을 촉진하는가 혹은 방해하는가에 따라 평가됩니다. 자기의 발달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여러 요인에 달려있는데 그중에서도 긍정적인 관심에 대한 욕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기본적인 욕구로 보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아동의 자기 발달은 어머니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1. 무조건적인 긍정적 수용

모든 인간은 그 자체로 존중받고 신뢰받아야 한다는 관점으로 무조건적인 긍정적 수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떠한 조건 없이 호감, 공감, 적응, 따뜻한 반응 등을 얻게 되면서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자기 자신을 인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기를 탐색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상담자가 내담자를 수용하면 내담자 자신도 진심으로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내담자가 자기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그때 발생하는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1-2. 적당한 감정이입

적당한 감정이입은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 경험에 대해서 내담자의 입장에서 듣고 반응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각 개인이 지각하는 현상학적 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내담자가 지금-여기에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느낌을 공유하는 것은 내담자의 지각세계를 더 깊이 있게 끌어내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1-3. 관계의 일치와 통합

관계의 일치는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열린 관계를 의미합니다. 또한 그것은 진실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가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면 상담과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게 되어 상담의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만일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열린 관계로 형성되지 못하면 결국 내담자의 변화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2.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과 그 특징

로저스가 생각하는 건강한 인간, 이상적인 인간은 자기를 실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완성된 상태가 아닌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기실현을 하고 있는 사람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며 자기가 아닌 어떤 것으로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숨기고 싶은 부분을 감추지 않습니다. 로저스는 이러한 사람을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fully-functioning person)"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로저스의 상담과 교육의 이론적 목표이며 개인의 성장과 이상적인 삶의 최종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기능한다는 것은 자신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발휘해서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동해 나가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정적이고 완성된 상태를 의미하지 않고 지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지금부터는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1. 경험에의 개방성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가지는데, 이것은 개인이 지금까지 부인해 왔던 경험들을 인식하고 그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험에 개방적이라는 것은 자신이 방어하거나 왜곡했던 것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험에 개방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자기 개념이 상충되는 부정적인 감정들까지도 자신의 부분으로 인정하고 수용하여 일치하고 진실한 자신이 되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2-2. 실존적인 삶의 양식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두번째 특징은 실존적인 삶의 양식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삶의 매 순간,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실존적인 삶의 태도를 보입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하여 방어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충분히 개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순간으로 깨닫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삶의 순간순간을 늘 새롭게 느끼고, 항상 현재의 순간에 몰입하여 충실히 살고자 합니다. 

2-3. 유기체에 대한 신뢰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세번째 특징은 유기체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개방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경험에 대한 모든 측면을 부인하거나 왜곡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이러한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신뢰합니다. 그래서 제도적인 규칙이나 타인의 기대나 판단에 의존하는 모습이 아닌, 자기 유기체의 판단이 그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결정이며 신뢰할 만한 판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4. 자유의 경험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내면에서 가장 완전하고 절대적인 자유를 경험합니다. 외부의 압력이나 강압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신의 내면의 혹은 잠재적인 긴장이나 걱정으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자유롭게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자신이 자기의 세계를 형성해 나가는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5. 창의적인 사람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그의 삶에서 창조적인 삶의 방식이 나타납니다. 문화 내에서 창조적이지만 완전한 동조자나 적응자는 아닙니다. 문화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6. 통합된 전인적 인간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존재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부터 가장 표면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통합성을 가집니다. 로저스에 따르면 통합된 전인적 존재란 신체적, 지적, 감성적 그리고 인간관계적 측면 모두를 포괄하는 의미로 올포트의 '성숙', 매슬로우의 '자기를 실현해 나가는 사람'과 동일한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로저스의 현상학적이론은 후대 심리학연구에 이론보다는 치료기법에 관하여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해결방식에는 초점을 두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증가시키는 데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자 중심이 아닌 내담자 중심의 문제해결에 관심을 기울이는 비지시적 상담을 추구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연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